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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에서
Outside the Door

<문밖에서>의 무대는 억압과 자유와 방치가 혼재된 공간으로 보여지고 싶었다.

과거 국가의 관리 아래 이용된 기지촌 여성들이 '파라다이스 클럽'이라는 모순된 이름의 공간에서 억압된 삶을 살아가지만 마치 '파라다이스 클럽'의 모순된 이름처럼 우리가 보는 그들의 모습은 억압 속에서 즐거워 보인다.

노래하고 춤추고 술 마시는 그때의 모습은 즐겁고 자유로워 보이지만 자유롭지 못하고 국가의 권력 아래 억압되어 있다. 

그 여성들이 이제 노인이 되어 배밭에서 일하며 자유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갔지만 배밭 주인의 관리 아래 마냥 자유로워 보이지만은 않다. 이렇듯 과거에도 현재에도 억압과 자유가 모호한 경계에 선 인물들을 무대에서도 그 모호한 경계를 표현하고 싶었다. 철망 안에는 파라다이스 클럽, 그 안에 배나무 한그루, 밖에는 배나무 가지가 있다. 어디가 안이고 어디가 밖인지 명확하게 구별할 수 없는 몽환적인 무대는 그들의 과거와 현재의 공간을 담고 있다.

단층집으로만 조성된 좁은 골목길엔 집집마다 문 밖에 낡은 의자 하나씩 놓여져 있다.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로운 몸이지만 갈 곳 없는 여성 노인들에게 문 밖 의자에 앉은 그 공간이

어쩌면 가장 자유이지 않을까.

2020

Written by - 이양구

Directed by - 이양구

Scenic Design by - 조경훈

Lighting Design by - 고귀경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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